안녕하세요 믿기지 않지만 2023년 12월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은 지금 '어쩌면' 뉴스레터 '첫' 줄을 읽으셨습니다!😀
'어쩌면' 뉴스레터는 참으로 공교롭게도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에 '첫'을 주제로 처음 발행하게 되었어요. 처음과 마지막은 맞닿아 있잖아요?
59분에서 시계바늘이 한 칸 넘어가면 다시 00시가 되고 까만밤이 가면 푸른 새벽이 오고 12월이 지나가면 다음해가 기다리고 있죠. 저희 '어쩌면' 뉴스레터도 그래요!
안양 학원가 뒷골목 따스한 바느질 공방에서 처음 시작한 우리의 2023안양BOOK살롱 수업은 끝났지만, 그 덕분에 '어쩌면 뉴스레터'가 탄생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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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듣는 노래중에 가수 백아의 '첫사랑'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가사 중에 한 구절을 빌려와봅니다.
'빈 갈피에 차오른 우리라는 색은 완벽할 필요 없이 아름다운 영화였어'🎵
빈 페이지를 채워가는 우리의 '어쩌면' 뉴스레터가 완벽할 필요 없이 아름답길 바라면서! 오늘의 '첫' 뉴스레터를 추억할 먼 미래를 그려봅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읽어보는 작가들의 '첫'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럼,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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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기억, 첫인상, 첫사랑, 첫만남, 첫출근, 첫월급 그리고 첫아이
로즈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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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아이가 생기고 세상이 달라졌다. 나보다 중요하고, 나보다 귀하고, 나보다 우선인 것이 생겼다. 낯설다. 기쁘다.
첫아이가 태어났다. 품고 있을 때와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나를 우주로 알고 살아낼 이 조그만 녀석에게 부끄럽지 않은 인간이 되어야겠다.
첫아이가 열여덟 살이 되었다. 독립까지 이 년여 남았다. 아쉽다. 너무 빨리 커버렸다.
멋있게 크고 있으니 감사하자. 그래도 아쉽다. 나도 같이 변하지 않는 마음으로 커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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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작가
전통공예 공예가들의 단체인 "생활의 정성을 만나다" 협동조합을 이끄는 이사장이다.
세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어 시작한 바느질이 너무 광대역으로 확장하고 있어 스스로 당황하는 중이다.
늘 정신없이 바쁜사람이라 주변인은 이야기하지만 정신은 차리고 바쁘고픈 부캐부자 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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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이 씨앗을 품고 있어.
매서운 칼바람을 온 몸으로 막아주는게 어쩌면 만지면 섬뜩하게 차가운 눈이 아닐까.
겨울이 가고 눈이 녹아 물이 되면, 씨앗은 그 물을 먹고, 봄날의 햇살을 맞아 새싹을 키우고, 뜨거운 태양 아래서 이제는 시원하게 기억되는 눈 이불을 떠올릴지도 몰라.
이 푸릇푸릇한 나무도 시리고 차가운 눈 밑에 시간을 지나왔어. 처음이 시리고 아리더라도, 그 차가움이 나중에 자양분이 될거야.
둘러싼 모든 것이 매정해보이겠지만,
나중에는 그 싸늘함이 쿨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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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작가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진짜 어려운 미션이었음을 깨닫게 된 후 하루 중 한번이라도 낄낄 거릴 수 있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을 고쳤다.
시덥지 않은 이야기에 특별한 아이디어가 숨어있는다고 믿는 직장인이자 종종 글쓰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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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슝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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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시절엔 우물 속 개구리라는 말을 좋아했다. 내가 살았던 지역은 우물이었고 나는 그곳에 갇혀있는 개구리라고 생각했었지만, 그 우물 밖을 나가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생각은 군 복무 중에 고조되었는데, 대학교 신입생 시절 운이 좋게 다녀온 캐나다 어학연수 때문이었다. 그렇게 나의 첫 우물 밖 여정은 캐나다의 작은 마을 빅토리아에서 시작되었다.
나이도 어리고 무엇하나 아는 것이 없으니 그저 좋아라~ 하며 선배들만 따라다녔다. 짧은 두 달 동안 작은 동네에서 자유롭고 여유롭게 풀을 뜯는 사슴들, 처음 보는 나에게 미소와 인사를 전해주던 사람들, 시간이 만들어 낸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들, 아날로그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버스, 그리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들의 맛은 내가 살던 고향과의 다름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나니 군대는 마치 감옥처럼 느껴졌다. 물론 군대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도 있기에 최악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더 넓은 세상 밖으로 튀어 오르기 위한 열정과 힘을 모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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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를 구속하던 것들은 사라졌고 도전이 시작되었다. 모든 것들을 처음부터 내가 준비하고 찾아보아야 했으나 그 고생들은 나에게 즐거움이고 설렘이었다. 당시에는 뭘 어떻게 알아보아야 하는지 시작조차 어려웠지만, 막상 몸으로 부딪치며 그 과정들과 내용들을 알고 이해해 갈 때의 희열이란 당시에 느낄 수 있던 최고의 감정이었다. 고생은 젊어서 하는 것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젊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임을 스스로 항상 떠올렸다. 물론 지금 돌아보면, 나이를 먹을수록 고생할 일들이 수두룩한데 굳이 그랬어야 했을까? 하는 우스갯소리를 가끔 하지만, 이제는 알고 있다.
이 고생들은 나의 행복이자 다른 사람의 행복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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슝 작가
아름답고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우주 안에서 이리 저리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요즘은 좀 바쁘네요? 세계 평화가 오는 날에는 목적지 없이 표류하게 되겠습니다.
어쩌면 그 일을 어쩌면에서 이루어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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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생일>
안녕하세요. 저는 1991년 10월 6일 서울 금천구에서 태어났습니다. 엄마 아빠의 첫번째 딸로 사랑을 많이 받고 태어났어요.
저의 첫번째 생일 돌잔치에서 저는 연필을 잡았어요. 부모님과 어른들의 기대와는 달리 저는 연필과는 관련 없는 직업을 가진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책읽고 글쓰는것을 좋아하는걸 보니 돌잡이가 아주 미신같은 틀린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그린 그림>
세살쯔음이였나 태어나 처음으로 삐뚤빼뚤하고 올망졸망한 꽃 몇개를 그렸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세살짜리가 이렇게 꽃을 잘 그리냐고 몇일을 칭찬을 해주시고 액자로 만들어서 자랑을 하고 다니셨어요.
어른이 된 지금도 그때 일을 다시 물어보면 믿어 의심치않는 눈빛으로 진짜 잘 그렸었다면서 아직도 칭찬을 해주십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고슴도치도 제 자식이 제일 곱다는 속담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오지만 어찌되었든 저는 엄마의 그 칭찬 하나로 진짜로 그림을 잘 그리는줄 알고 늘 화가를 꿈꾸며 지금은 디자이너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낭만적인 꿈이 있다면 상업적인것을 생각하지 않고 정말 내가 사랑하는것들을 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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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작가
무난히 사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유난히 작가입니다. 저의 유난한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때로는 디자이너, 직장인, 강사, 사업가 유난히도 부케가 많은 그런데 작가도 하고 싶은 사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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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살다가 과천으로 이사 온지 25년째. 일면식 없는 동네에서 집구한다고 돌아다니다가 지친 다리를 쉴 겸 앉아있던 카페 창가.. 저녁 8시 무렵였는데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고 하도 한적해서 나는 그날 민방위 야간 훈련이라도 하는 줄 알았더랬다. 막상 살아보니 과천은 서울과 다른 점이 한 둘이 아니었다. 자동차는 없어도 무방한데 자전거가 없으면 더 불편한 동네, 학교 앞에 오락실(옛날사람ㅋ)하나, 슈퍼 하나가 없던 동네, 백화점이라 부르는 곳은 있는데 츄리닝을 입고 가지 않으면 어색했던 동네.
우리끼리는 과천이 아니라 과촌이라 부르는 곳에서 나는 처음 농사라는 걸 배웠다. 살던 집 울타리 바로 옆에 빈 공지가 있었는데 이웃 할머니들끼리 사이좋게 땅을 나누어 텃밭을 일구고 계셨고, 묘하게도 밭은 각기 자기 주인의 모습을 닮아있었다. 그 중 한 분이 아침마다 신기한 듯 텃밭 주위를 기웃거리는 새댁에게 아기들과 재미 삼아 상추나 키워보라면서 땅뙈기를 조금 떼어 주셨다. 운이 좋았다.
심을 수 있는 땅은 손바닥만 했는데 무슨 욕심이 그리 났는지 양재까지 나가서 상추 씨앗도 사고 고추모도 사고 토마토도 사고 평소엔 마트도 잘 안 가는데 그 날은 봉지봉지 양 손 가득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누가 초짜 아니랄까바 놀라운 일 투성이었는데 땅을 기름지게 해줄 계분이 그리 독한 냄새가 나는 것에 놀랐고 노린재가 너무 부지런해서 쉴 새 없이 고춧잎, 깻잎 뒷면에 알을 붙여놓는 것에 놀랐다. 며칠만 늦게 파종을 하면 자라는 속도가 현격히 차이가 나는 24절기의 정확성에 놀랐고 뿌린지 이삼일 만에 나타난 1cm 키의 상추 연둣빛 잎이 그렇게 야들야들하고 이쁜 것에 놀랐다. 매일 아침 고것들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드디어 첫 잎을 따던 날, 내 손으로 키워 수확까지 했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해서 상추 한 소쿠리 들고 윗집, 아랫집 유난을 떨며 돌아다녔다.
수확의 감동은 장맛비에 쓸려 갔는데 며칠 주구장창 물을 먹더니 상추가 어찌나 빨리 자라는지 먹고 주어도 남아돌았고 이렇게 상추만 먹다가는 초록색 슈렉이 될 판이었다. 토마토는 또 어떤가. 더 짱짱하게 대를 세우고 줄기를 늘어뜨려 줬어야는데 간밤에 내린 비로 장대는 쓰러져 있고 미친년 널뛰기한 머리마냥 엉킨 줄기 사이로 어설프게 익다만 열매들이 무르고 터져 이런 참상이 또 없었다. 무서운 토마토!
2년차엔 제법 초보 티를 벗고 본 밭과 고랑을 바꿔 흙을 갈고 첫 해에 도전해 보지 못했던 품목으로 밭을 데코레이션 했다. 딸기, 오이, 당근, 가지, 브로콜리, 땅콩,부추,감자,강낭콩 ..가장자리엔 옥수수 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데코레이션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것은 굳이 따서 먹는 게 목적이 아니라 자라는 걸 보고 싶어 색깔 따져, 잎 모양 따져 실내 인테리어 하듯 밭을 꾸몄기 때문이다. 심을 건 많고 땅은 모자라 걸어 다니는 길을 야금야금 빚어서 밭에 추가했더니 길이 너무 좁아져 깨꼼발을 들고 다녀야 할 지경이 되었다.
예상과 달리 그 해의 주인공은 옥수수였다. 고구마처럼 수확한 후 시간이 경과해야 더 단 맛이 나는 것도 있지만 옥수수의 최고 타이밍은 따자마자이다. 갓 따서 그 자리에서 껍질을 벗긴 후 대충 씻어 찜통에서 막 쪄 낸 옥수수 알갱이의 톡톡 터지는 식감과 달콤함은 너무 뜨거워서 어떨 땐 입천장이 대이는 걸 알면서도 입 한가득 물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수확물은 우리 식구가 먹을 조금씩을 남겨놓고 이웃 지인들에게 나눠주곤 했는데 옥수수는 제외되었다.
오톨도톨한 돌기를 달고 새끼손톱만한 것이 한 뼘 넘게 자라는 오이는 기특해서 예뻤고 ,보랏빛 옷을 입고 손으로 만지면 뽀드득 소리를 내는 가지는 까도녀처럼 예뻤다. 줄기는 보잘 것 없는데 알맹이들이 실해서 반전매력을 주었던 감자도 예뻤고, 잎은 무성했는데 너무 쬐꼬만한게 달려서 귀여웠던 당근도 예뻤다.
땅은 정직했다. 사람이 손을 대는 횟수와 때에 맞게 심고 뽑고 가지 쳐주는 노력을 알아주었다. 받은 사랑은 틀림없이 돌려주었고 사람에게도 벌레에게도 야박한 법이 없었다.
7년간 야매농부로 살던 그 때, 집 안에는 때가 되면 “엄마,밥 줘~”하고 나를 찾는 아이들이 자라고 집 밖에는 햇볕 먹은 열매들이 포동포동 자라던 눈부시도록 아름답던 그 때, 나의 우주는 풍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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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자 작가
글쓰기는 고해성사다. 몇장을 쓸 때까지는 남에게 주워들은 것도 있고 가식적으로 쓸수도 있지만 계속 쓰다보면 껍질은 벗겨지고. 본인의 알맹이가 드러나기 마련. 글이 조잡할지라도 민망함은 읽는 이의 몫이고 정작 쓰는 당사자는 그렇게 속이 후련해 질 수가 없다하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칠 수 있는 대나무숲으로 글쓰기라는 봉을 잡은 여자
저는 노봉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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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진통끝에
첫아이의 울음소리가 내 귀에 닿았다.
어떤 소리보다 세상에 처음 태어나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지금도 생생히 들리고 마음속에 기억되는 선명한 기억이다.
격리 후 이틀째 면회실(1995년 당시 해당 병원에서)
아이와 격리되었다가 만나 초유를 먹이기 위해 젖을 물리던 그 순간
경이로움에 엄마가 되었구나! 생각했다.
내 아이들에게 이 기회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진정한 마음을 쓰면서 행복함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웠다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게 해줘서 고맙다고
나에게 태어나줘서 고맙다고
꼭 말하고 싶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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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델 작가
안녕하세요? !
저는 슈델입니다.
자연속에서 에너지를 얻는 저는 오솔길 산책하기를 즣아한답니다.
내 귀여운 강아지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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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시절에 따라 다름을 아는 걸 보니 나이가 들었다는 반증일게다.
어린 시절은 물리적 가해에 의한 고통이였다면, 철들면서의 아픔은 다르게 다가왔다. 현시점에서 뒤돌아보니 첫아픔은 가난이지 않았을까?
가지지못해 부족함이 많은…다만 그 결여가 지금의 좋은 양분이 되어 살고 있다면 그것 또한 감사의 제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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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아픔은 엄마의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여 슬퍼하지도 못한 나의 어린 시절의 내모습이 큰 아픔이며, 첫 아픔이기도 하다.
어리면서 어른인 척, 아프면서 아프지 않은 척하는 처연한 어린 시절의 나를 포근이 안아주련다.
울어도 돼~ 슬퍼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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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리 작가
동전의 양면은 다르면서도 하나이듯
내 모습 중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 또한
내 모습임을 인정하며
삶의 흔적을 남기는 작업이 글쓰기라는 결론으로 글쓰기와 친해지고픈 수학강사 김소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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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을 주제로 원고를 내달라는 과장님 말에 내심 기다렸다는 듯 “네” 하고 말았다.
‘첫’이라는 단어를 사탕 알 굴리듯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려대지만, 떠오르는 이야기도 감각도 깜깜무소식이다. 며칠째 ‘첫, 처음, 첫, 처음…’을 되뇌고만 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 올리는 심정으로 하늘을 쳐다보듯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 뭐라도 걸리기를 기다린 지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첫, 처음이 뭐였지? 첫 키스, 첫사랑, 첫눈, 첫 월급, 첫아이, 첫 운전 등등 ‘첫’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제법 됐다. 대부분 ‘라떼는…’이었다. 너무 많은 ‘나 때’를 건너온 셈이다. 잊히지 않을 만큼 강해서 기억에 남은 ‘첫, 처음’ 무언가를 빼고도 수많은 처음이 있었을 텐데. 지금껏 기억하는 이미지나 경험을 되짚어 보면 대체로 강력한 느낌과 감정이 함께 있었다. 설레는 기대와 바람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불안이나 두려움 탓에, 아무런 전조 없이 느닷없이 닥치는 바람에 그 사건 사고가 무엇이었든 내 감각이 뜨겁거나, 차갑게 각인된 순간들이었다. 감각이 먼저 반응하고 감정과 의식에 기록한 셈이다.
하지만 이제 감지해야 할 내 몸은 그때 같지 않고 오감은 점점 무뎌지고 기억조차 망가진 회로처럼 엉뚱하게 재생되곤 한다. 당연히 감각에서 비롯한 감정도 한껏 힘이 빠졌다. 그렇게 설렐 것도, 그다지 불안할 것도, 두려울 일도 놀랄 일도 많지 않다. 시큰둥하다. 달려들지 않는다. 웬만해서는 흥미나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는다. 강력하지 않다. 신박하지 않다. 더 센 놈이 아니고서는 ‘처음, 첫’ 무엇에 등극할 수 없다.
내 생에 이제껏 한번도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게 있을까?
그렇게 센 놈이 올까?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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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작가
꿈지럭꿈지럭 뭐라도 끄적거리고 뭐라도 해보려고요. 인생 뭐 없기에 뭐라도 꾸준히 움직여 보려고요. 세상에 쓸데없는 일은 없다고 믿거든요. 쓸데없음의 쓸모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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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 들어보셨죠? 연인을 대하는 것처럼 나를 사랑하라는 말이요.
이제부터 한 번 그렇게 살아보려고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뭘 하든 예뻐 보이고, 좋은 것을 보면 하염없이 생각나고 빨리 그 사람과 모든 것을 나누고 싶고, 가장 보드라운 손길로 발등이나 뺨을 쓸어주고 싶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나를 아껴주려고요. 정말이에요, 이미 결심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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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을 자주 하는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편한 양말을 신겨주려고 해요. 어깨도 다독다독해주고요. 너무 열심히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옆에서 질리도록 말해줄 거에요. 눈물이 많은 나를 위해 화사하고 깨끗한 손수건 한 장도 꼭 쥐여 주려고 해요. 이미 흐르고 있다면 눈가가 쓰라리지 않게 살포시 매만져 주기도 하고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가장 편안하게 숨 쉴 수 있도록 방 안 구석구석 내려앉은 먼지를 꼼꼼히 닦아내 줄 거에요.
당신은 아시죠? 사실 이 결심은 P로부터 왔어요.
나는요, 그때 만났던 P의 시간을 흡수해볼 거에요.
“너는 정말 순전한 사람이야.”
순수하면서 가장 완전한 사람으로 온전히 나를 담아준 P의 눈길을 빌려와 볼 거에요.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아름답다고 말해줬던 P처럼, 이상하고 예쁜 나를 발견해준 P처럼 나를 바라보려고 해요. 서툴겠지만요! 순간순간을 살아내는 내 마음을 조금씩 계속 궁금해하려고요.
태어나서 처음 사랑을 하는 것처럼 나를 사랑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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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라리 작가
마음만은 세상 최고의 날라리로 살고 싶은 보통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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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뉴스레터가 선정한 오늘 내 방을 채울 음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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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책이 더 잘 읽어지는 겨울 날씨다. 좋아하는 커피를 준비한다. 내 방 창가를 넘어오는 햇살에 기대어본다. 잔잔한 기타 선율이 들린다. 익숙한 음악이 편안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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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어쩌면뉴스레터는 이분의일과 함께 합니다.
글쓰기가 어려운 분들을 위한 교육서비스와 책을 만들고 싶은 이들을 위한 출판서비스를 업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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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이야기는 오직 당신만이 알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 당신의 마음을 가득 담기 바랍니다. 어린 시절 겪었던 특별한 순간이나 잊을 수 없는 모험,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도 좋습니다. 당신만의 단어와 자주 쓰는 말투로 가슴 깊이 숨어있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시면 됩니다. 형식에 얽매이거나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부터 오직 나를 위한 선물을 만들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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