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쩌면 뉴스레터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고 계신가요?😀

똑같은 하루지만, 새해라고 하니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용기가 생겨납니다. 또 특별한 행운 같은 게 주변을 가득 채울 것만 같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매일을 새해라고 불러볼까봐요! 2024년은 모든 순간이 특별한 행복으로 기록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어쩌면 뉴스레터의 글감은 '해'입니다. '해'라고 하니 무엇이 떠오르셨나요? 누구에게는 '떠오르는 태양'이거나 '넓은 바다'일지 모르죠. 누구에게는 '세월의 한 페이지'이기도 하고요. 어쩌면 '다음 문제의 해를 구하시오'의 '해'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쩌면 작가들이 나만의 방식으로 '해'를 요리해보았습니다.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해' 이야기 함께 해보시죠~(해해^^~)

돼지 꿈이라도 꾸셨나요?

아뇨.

눈 떠보니 10시. 지독한 감기로 1월 1일이 시작했다. 바다 위에 떠오르는 태양은 TV에서 올해도 멋지게 담아주었다. 나의 젊은 세월이 불타며 새로운 페이지, 2024년을 가지고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복잡한 방정식 같은 인생에 '답'이 있을거라 믿으며, 내 몸과 마음을 해롭게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 뒤를 돌아보니 후회가 해(경의 만배)만큼 많더라.

꽉 묶여서 어디부터 풀어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래. 실 묶은 사람이 풀어야지!'라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올 한해를 보낼 생각이다. 어떻게 해볼 생각이냐면? 그냥 조금은 느린 맥박으로 숨 쉬는 것. 더 가벼운 무게로 지구를 밟는 것. 해해~하고 실 없이 웃는 것. 이런 게 내 목표다.

결국은 정답이랄게 없는 인생 여행길에서 자주 두리번 거리고, 그 하루를 행복으로 충분히 채워보려고 한다. 2024년 갑진년! 값지게!

해의 여러 해석 중에 12간지 중 마지막 돼지(亥)에 관해 얘기해 볼까 합니다.

예원O에서 출판한 라가O 저자의 열두 띠 동물 이야기 줄거리로 글을 열어 볼까 합니다.

하늘의 옥황상제는

자기 나이를 헷갈리는 인간들을 위해

인간 세상의 해(日)를 대신 하는 열두 동물을

강 건너 달리기 대회를 통해 뽑기로 합니다.

동물들 사이에서 이 대회는 화제가 되었고

사이좋은 친구인 고양이와 생쥐는 헤엄을 못 치니 소에게 부탁하고

대회에 참가합니다.

원래 잠이 많은 고양이는 소의 등에 올라타자마자

꾸벅꾸벅 졸게 돼요.

그런데 꼭 1등을 하고 싶었던 쥐는 꾸벅꾸벅 졸고 있던 고양이를 밀어

풍덩 물에 빠뜨립니다.

뿌듯한 마음으로 소가 결승점을 들어오려던 순간

머리 위에 있던 쥐가 폴짝!

온종일 고생한 소는 그 후로

눈을 부릅뜨고 살피게 되었대요.ㅎㅎ

이어서 속속 들어오는 동물들..

뱀은 원래 다리가 있었는데

너무 열심히 달려오는 바람에 다리가 사라졌고

말은 갑자기 나타난 뱀 때문에 너무 놀라

그 후로 겁이 많아졌다지요.

양과 원숭이 닭은 사이좋게 통나무를 타고 헤엄쳐왔는데

맨 앞에서 길을 찾은 양은 눈이 나빠졌고

열심히 엉덩이를 들썩이며 노를 저은 원숭이는 엉덩이가 빨개지고

닭도 원래는 다리가 4개였는데

강기슭을 오르다 부러져 2개가 되었대요.

우여곡절 끝에 순서대로 들어온 동물들

이렇게 12간지 순서가 정해졌다지요?!

명리학에서는 돼지띠의 성품을 얘기하기를 주변 사람을 잘 도와주며

배짱이 두둑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12간지 중 마지막 주자일까요?

10개의 천간(天干)과 12간지의 지지(地支)가 합쳐져 돌고 돌아 내 나이 60 환갑이 되고

세월은 흐르고 흘러가고...

하고 싶은 말은

돼지가 뚠뚠하고 귀엽고 성품이 좋아서 경기에서는 꼴찌로 들어와 12번째의

불명예를 얻었지만 돌고 도는 세월 속 육십갑자로

보면 쥐보다 앞이더군요~

경기는 경기일 뿐 돼지 자체의 삶을 사랑합니데이~

참! 이야기중에 고양이가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시죠?

헤엄을 치고 열심히 달렸지만 13등으로 들어와

순위밖으로 밀려났고 그이후 쥐를 보면 못 잡아먹어 안달이고

쥐는 1등을 하고도 고양이에게 잡힐까봐

숨어 산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열의 기본은 방정식이다.

방정식은 해가 존재하기에, 과정과 결과에 몰두한다. 논리적인 학문이기에 논리적 사고에 인간적인 감정이 섞인다면 무엇이 될까?

방정식의 정의는 참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미지수와 등호만 존재하면 방정식인 것이고, 그 안에서 항등식도 존재한다. 인간에게 방정식을 대입하면 무엇이 될까?

함수와 방정식이 같으면서도 다름을 알 듯. 누구나 유추할 수 있는 인생 말고, 각자만의 삶. 팔색조는 아니여도 나에게도 이런 색도 있었음을 자신에게 보이며, 더욱 진보할 수 있는 시간들 ... 기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나를 말할 수 있는.

후배들이 내 발자욱을 바라보며 따라올 수 있는 선배로 살아내고 싶다.

홀로 눈 뜨는 아침.

바다 뷰에 한라산을 등진 뷰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여느 때처럼 꿀을 한 모금 머금었다. 대여섯 평 남짓한 원룸 한끝에서 이쪽저쪽 돌아도 네 걸음이 못 됐다. 오로지 나만 신경 쓰고 꼴리는 대로 움직이기로, 주변과 조율할 게 없다. 심지어 껌딱지 강아지도 없으니.

밥그릇 하나, 수저 한 벌, 물컵, 접시 하나 정도면 1인용으로 충분하고 자고 씻는 공간도 서너 평이라도 불편하지 않았다. 내 필요에만 움직이니 생활 노동도 최소다. 하루 총량의 에너지를 다른 데 쓸 여유가 생긴 셈이다.

문을 나서서 노란 귤밭을 끼고 걸으니 멀리 바다가 보였다. 어영부영 시간을 지체하다 가는, 제주까지 끌고 내려온 잡념에 사로잡힐 것 같아 우선 길로 나서기로 했다.

수미쌍관처럼 지난해 끝 무렵, 말에 베여 숨이 가빴는데 올해도 그 모양새다. 말을 휘두른 이는 칼인 줄 몰랐을 테니 과하게 덤터기 씌울 일은 아니지만 내 입장이 먼저인지라 방어 모드가 되었다. 말에 베이고 찔리는 건 순전히 칼을 맞은 사람 탓이고 몫이다. 그러니 자신을 회복할 때까지 침묵하며 물러서 기다리는 게 나의 생존법이다. 아무런 반응도 없다고 또 되레 성을 내면 2차 가해다.

바다 가까이 휘도는 길이 열리고 검은 돌과 바위 곁으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밀당하듯 다리를 재기재기(빨리빨리의 제주 방언) 놀렸다. 2017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서던 첫날이 오롯이 떠올랐다. 그때 내 마음 어딘가에 꾹꾹 새긴 감흥과 떨림은 재산 목록 1호처럼 든든하다. 충천한 기대와 설렘 그리고 막연한 불안을 앞으로 밀어내듯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시간과 공간으로 빠져드는 긴장이 쫄깃했더랬다.

그 후 6년이 지나 산티아고보다 멀지 않은 제주로 순간 이동을 자행했다. 이 해가 가기 전에 다음 해를 느닷없이 맞기 전에 해야 할 것 같았다. 가끔은 맥락 없이 걸리는 게 실마리가 되고 트리거가 되고 만다. 타이밍이란, 동기란 게 그렇게도 ‘어거지’다. 내로남불의 이치다.

오늘 아침 바다를 끼고 낮은 아케이드처럼 이어지는 올레길 숲으로 들어서자, 나도 모르게 가슴 저 아래부터 잔파도가 파르르 일었다. 이미 햇살이 눈부셔 오래 쳐다볼 수 없는 너른 바당(바다의 제주어)에서 파닥파닥 쉴 새 없이 쳐대는 그 물결이 그새 내 안으로 밀려 들어온 걸까. 위로, 위로 중력을 거슬러 두 눈까지 뜨겁게 솟는 '이건 뭐지?'

한참 이어졌다. 두툼하고 뺀질뺀질한 초록 잎사귀 나무들이 나를 맞으러 도열한듯. 내 안의 결들이 자연에 감응하며 주파수를 튜닝하고 있다. 자연의 감각으로 서서히 전이 중이다. 그럴 때 깊은 환대와 그리움이 주르륵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새해를 막 지내서 였을까?

나이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다 보니 이 나이쯤 되니 내가 맺은 일들은 내가 풀어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풀지 못한 숙제들처럼 내 마음 속 가득 담긴 묶음이 있다.

지금, 당장, 올해, 모두 해결해 낼 수 는 없겠지만, 하나씩 하나씩 풀어 내다 보면 끝이 있는 실타래도 있겠지. 그래서 시작해 보자. 생각으로 담아두던 것들을 실행에 옮겨 보자. 몸을 움직여 해결해 나가보자.

① 늦게 시작한 공부를 마쳐보자.

② '살림'을 다시 시작해보자.

③ 용서하지 못한 자를 용서하자.

④ 일은 규모를 정해 실천하자.

⑤ 꼭 마음에 드는 작품 한 점을 지어내자

⑥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자.

⑦ 모래알에 집중하지 말고 큰 볼을 먼저 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