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무탈함이란 안정된 파동의 자연적 흐름이다!

탈이라는 것은 사전적 의미로 보면 결점, 약점, 문제, 사고, 병을 일컬으는 것으로 주로 부정적인 의미가 전부인듯하지만 무탈하다면 크게는 문명의 발달, 작게는 개인의 발전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 오직 살아있는것에는 탈이 있기 마련인 것이 자연현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 탈은 문명이 발달하기 전에는 아마도 인간도 나무와 돌처럼 주어진 환경과 조건 속에서 살아내기 위해 최소한의 본능적 저항에만 의지하며 살아오다 소멸하고 생성되는 과정을 거치며 살았고 거스를수 없는 신의 영역이라 생각하며 신을 의지하며 살기도 하고 저항도 해오며 과학이 발달하고 원리를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인류 문명의 발달을 가져온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여기서 탈의 긍정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떤 거대한 원리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약한 존재이기에 불안하고 불안하여 그것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어떤이는 지식을 쌓고 이용하고 몸근육을 키우기도하며 나름의 방어기재를 찾아 노력하며 성취감이라는 안정되고 좋은 내면의 울림으로 살아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새 지천명이라는 50대 중반쯤 되고보니 나름의 자신의 정체성도 깨달게되었다는 생각이 들고 삶이란 이런게 아닌가 나름 철학을 나열해보기도 해본다. 하지만 정말 하늘의 명을 안다는 지천명의 나이지만 하늘의 명은 성경 말씀만 듣고 믿어버리기엔 마음 저변에서 납득되지 않아 최근 자연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고 그렇게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자연과학에 힘입어 자연공학이 발달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세상의 원리, 비밀에서 극소수밖에 발견하지 못했다고 혹자는 말한다.

최첨단이라 말하는 현대 과학 세계에서 이렇게 얘기할 때 신에 대한 경외감이 더 새로워짐을 느꼈다. 나의  신께 기도한다. 오늘도 큰 탈없이 고요하게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기를 하고 말이다. 그럴려면 길을 잘 찾아가면서 그 길을 잘 닦아 고운 파동의 습관을 만들며 살아가야겠다고 나는 생각해보았다.

해가 되는 일이 없다.

범인은 분명히 있다. 언제부터인지, 어디서인지 댈 수는 없지만 내가 도둑맞은 건 분명하다. 그런데 내 몸에서 떨어진 적도 없고 따로 떼어 보관한 적도 없다. 어느 날부터 수상했다. 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이미 쥐도 새도 모르게 진행되었을 텐데 내가 둔했는지도 모른다. 누가 도둑질을 광고하고 할까. 눈 뜨고 당한 내가 바보다. 그래도 위로라면 주도면밀하게 수천 년에 걸쳐 초우주적으로 예외 없이(달리 말하면 아주 평등하게) 누구나 당하는 ‘삥’이라 치면 덜 억울할까.

꽃피는 3월, 이제 더는 출판사에서 일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내가 밥을 벌어 먹고살 수 있는 생업은 ‘춤’ 하나로 좁혀졌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곁사람들이 말해준 얘기 중 하나가 기억에 남는다. 이번 퇴사가 오히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의 영역을 견고히 하고, 확장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거라고. 나도 그렇게 믿고 싶고, 그렇게 믿어보려고 애쓰고 있다. 춤추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짙게 만들고 싶은데 사실 좀 자신이 없다. 짙게 만들고 싶은 만큼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러고 있지도 않다. 춤추는 내 발걸음이 주춤대기 시작한다. 춤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할 시점이 왔는데 아- 또 멀어지고도 싶은 이 마음.... 나는 왜 주춤대고 있는가?

 

하나, 현재 춤을 배우러 오는 수강생이 많이 안 모인다.

둘, 내가 춤추는 일을 정말로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셋, 춤추는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

 

그럼에도 춤추는 일에 확신이 생길 때는 언제인가?

 

하나, 함께 춤을 추고 나서 오는 생생한 기쁨을 느낄 때

둘, 공연을 준비하면서 춤을 완성해 나갈 때의 뿌듯함

셋, 나이와 성별 불문 춤추는 사람들의 웃는 모습을 볼 때

 

어떤 날은 확신하며 또 다른 날은 주춤대는 나. 지금은 이런 내 모습이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보이는데... 훗날 지금을 돌아보면 이 순간도 춤추는 순간이었다고 기억할 수 있을까? 아직도 확신이 없고, 혼란스럽지만 한 자 한 자 쓰며 다짐해 본다.

 

“하루하루 춤으로 벌어 먹고살아 보겠다!”

 

응원을 부탁드린다.

“밥값은 하고 있냐?”

 

사회 초년생 시절에 정말 미웠던 상사가 있는데 그렇게 나에게 ‘밥값을 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월급 받은 만큼 일을 잘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었는데, 꼭 점심시간에 밥이 나오기 전에 이 질문을 해서 그 자리를 무겁게 만들었다. 밥을 잘 먹으면 밥이 넘어가냐고 뭐라고 하고, 밥을 못 먹으면 기운 내서 더 열심히 할 생각을 하라고 닥달이었다. 어쩌라고 진짜. 덕분일까? 듣기 싫은 소리는 한 귀로 흘리면서 꼭꼭 씹어 먹어 소화도 잘 시키는 튼튼한 위와 장을 갖게 되었다.

 

월급이 통장에 찍힐 때마다 나의 쓸모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일정 스펙을 갖추고 들어온 동료들 사이에서 나의 쓸모가 더 돋보이기를 바라며 공작새처럼 치장하기도 하고, 더 일찍 출근해서 더 늦게 퇴근하기도 한다. 이렇게 20년 30년 회사를 위해 쓸모를 다했던 이가 결국 쓸모를 다하는 순간에 얼마나 비참하게 갈아치워지는지도 목격한다. 매일 밥값을 했냐고 묻던 이는 스스로 밥값을 증명하지 못하고, ‘삼식이 아저씨’가 되었다. 앞으로 그는 어떤 식으로 밥값을 할까. 잔인하게 효율만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쓸모란 무엇일까.

 

의외로 회사에서 쓸모없다고 하는 재주들이 삶에는 큰 쓸모가 있음을 발견하는 요즘이다. 노안이 와서 엑셀에 있는 작은 숫자들 보기는 힘든 박부장님은 사모님과 주말농장에서 자식들을 위한 가지와 오이를 키워내며, 손주에게 풀꽃 이름을 알려주는 행복한 할아버지다. 골프도 못 쳐서 접대골프를 못 나가 승진을 못하는 영업팀 최 과장님은 주말마다 고아원 아이들이 목 빠지게 기다리는 레고 선생님이다.

 

내 쓸모는 회사 밖에 있을 수 있다. 쓸모를 회사가 정하게 하지 말자. 회사가 정해준 쓸모대로 살아가기에는 이건 내 인생이다. 그리고 너무 짧은 인생이다. 또 회사 안에 쓸모가 회사 밖에서는 하등 쓸데없는 잡기일 수 있다. 그래서 명함으로 나를 소개할 수 없는 시절이 올 때 나의 쓸모가 이것이라 말할 수 있게 부지런히 앞뒤 살피며 살아가자.

무화과를 처음 먹어본 날이 머리에 생생하다. 대학교 새내기 꼬꼬마 시절의 첫 여름방학, 뜨거운 햇살을 정수리 위에 두고 친구들과 자전거로 완도까지 내려갔을 때였다. 거기서 무화과라는 열매를 처음 보았는데 남쪽 지역에서만 열린다고 하여 미지의 과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아무리 뜨거운 도로에서 팔던 열매라고 하지만 너무 미지근하고 맛도 향도 없었고 이게 과일인가? 했다. 며칠 전부터 무화과가 그렇게 맛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기대했던 내 예상과는 크게 달랐다. 근데 왜 그때의 맛과 느낌이 아직도 생생한 것일까? 내 인생에서 가장 허무했던 순간 중 하나이지 싶다.

🎵 새소년이 부르는 난춘

봄 끝자락 5월에는 새소년이 부르는 노래 '난춘'을 가져왔어요. 너무 아름다워 부서질 것 같기도하고 때론 어지러운 봄날을 담아낸 곡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꼭 안고 그의 안녕을 빌며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라고 거듭 외치는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네요.

어쩌면 뉴스레터의 마지막 문장을 읽은 독자님의 하루가 안녕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우리 무탈하게, 다시 만나요!